적진 산악서 48시간 버텨…미군 F-15 승무원 극적 구출, 트럼프 “역사적 작전”

부상 입은 채 해발 2,100m 산악에서 도주·은신…CIA 기만작전과 수십 대 항공기 투입해 구출 성공

미군 F-15E 스트라이크 이글 전투기가 이란 상공에서 격추된 지 48시간 만에, 이란 산악지대에 고립됐던 무기체계장교가 극적으로 구출됐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4월 5일 트루스소셜에 “WE GOT HIM!”이라고 쓴 뒤 “미국 역사상 가장 대담한 수색·구조 작전 중 하나”라고 선언했다. 대령급으로 알려진 이 장교는 사출 과정에서 부상을 입었지만, 권총과 통신장비, 위치추적 비콘만으로 적진 한복판에서 버텨냈다.

트럼프 대통령의 F-15 파일럿 구조 트루스 소셜 메시지

사건은 4월 3일 금요일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란 남서부 상공에서 작전 중이던 F-15E가 이란 혁명수비대의 방공망에 피격됐다. 2인 승무원 — 조종사와 무기체계장교 — 은 모두 비상탈출에 성공했지만, 운명은 갈렸다.

조종사는 당일 헬기 2대의 지원을 받아 구출됐다. 그러나 무기체계장교는 낙하 지점이 달랐다. 험준한 산악지대 깊숙이 떨어진 그는 바위 틈에 몸을 숨긴 채 이란군의 수색을 피해야 했다. 이란 정부는 민간인에게까지 현상금을 걸며 미군 포로 확보에 혈안이 됐다. 미 국방부 관계자에 따르면 그는 해발 약 7,000피트(2,100m) 능선까지 기어올라 은신했다.

이번 격추는 2003년 이라크전 이후 23년 만에 미군 전투기가 적의 공격으로 격추된 첫 사례다. 같은 날 A-10 워트호그 공격기 1대도 호르무즈 해협 인근에서 피격돼 추락했고, 구조 헬기인 블랙호크 역시 이란군의 공격을 받아 승무원이 부상을 입었다.

트럼프 행정부가 “이란 상공에서 압도적 공중 우세를 달성했다”고 자신하던 시점에 터진 일이라 충격이 컸다. 피트 헤그세스 전쟁부 장관이 강조해온 ‘에어 슈페리오리티’ 내러티브에 균열이 간 셈이다.

그러나 워싱턴은 위기를 기회로 뒤집었다.

여기에 결정적 역할을 한 것이 미 중앙정보국(CIA)의 ‘기만 작전’이다. 폭스뉴스에 따르면, CIA는 이란 내부의 복수 정보원을 통해 “미군이 이미 실종 장교를 찾아 해상 경로로 빼내고 있다”는 거짓 정보를 유포했다.

IRGC가 엉뚱한 방향으로 병력을 분산하는 사이, CIA는 자체 기술 역량으로 장교의 정확한 위치를 특정했다. 존 랫클리프 CIA 국장이 헤그세스 국방장관과 댄 ‘레이진’ 케인 합참의장에게 위치를 전달했고, 트럼프가 즉각 구출 명령을 내렸다.

행정부 고위 관계자는 “이것은 건초 더미에서 바늘 찾기였지만, 그 바늘은 산악 바위틈에 숨은 용감한 미국인의 영혼이었다”고 말했다.

이스라엘도 보이지 않는 손을 내밀었다. 이스라엘 정보기관은 CIA와 함께 실종 장교의 위치를 확인하고, 이란군의 ‘덫’ 가능성을 검증하는 데 협력했다. 이스라엘은 구조 작전에 방해가 되지 않도록 해당 지역에 대한 자국의 계획된 공습까지 연기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자유 사회가 용기와 결의를 모으면 어둠의 세력을 이겨낼 수 있다는 것을 증명했다”고 논평했다.

구출 작전 자체는 한 편의 전쟁영화 같았다. 특수작전부대 코만도 팀이 이란 영토 깊숙이 침투했고, 수십 대의 전투기와 B-1 폭격기가 주변을 초토화하며 이란군의 접근을 차단했다. MQ-9 리퍼 무인기는 장교가 은신한 지역 반경에 접근하는 모든 대상을 사격했다.

미 고위 관계자는 “미군이 보유한 모든 종류의 전술기와 B-1 폭격기를 동원해 대규모 공습을 실시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대가도 있었다. 이란 내 임시 활주로에서 대기하던 MC-130J 특수작전 수송기 2대가 작전 중 손상됐고, 미군은 이 항공기가 이란 수중에 넘어가는 것을 막기 위해 현장에서 자폭 처리했다. 이란 혁명수비대는 C-130급 수송기 1대와 블랙호크 헬기 2대를 격추했다고 주장했지만, 미측은 이를 확인하지 않았다.

이번 작전이 떠올리게 하는 역사적 장면이 있다. 1991년 걸프전 당시 F-16 조종사 스콧 오그레이디 대위가 보스니아 상공에서 격추된 뒤 6일간 적진에서 생존하다 해병대에 구출된 사건이다.

당시에도 미국 전체가 TV 앞에 모여 숨죽였다. 적지 후방에서의 조종사 구출은 성공하면 국가적 영웅 서사가 되지만, 실패하면 정치적 재앙이 된다. 1980년 지미 카터 대통령의 이란 인질 구출 작전 ‘이글 클로’가 사막에서 헬기 충돌로 참담하게 실패한 뒤 재선에 패배한 것은 지금도 회자된다. 트럼프 입장에서 이번 구출 성공은 카터의 실패와 정반대되는 서사를 쓴 셈이다.

민주당 측 반응은 갈렸다. 퇴역 해병 출신인 제이크 오킨클로스 민주당 하원의원은 폭스뉴스선데이에 출연해 에픽 퓨리 작전 자체를 “전략적 실패”라고 규정했다. 이란에 호르무즈 해협이라는 협상 지렛대를 쥐어줬다는 논리다. 팀 케인 민주당 상원의원은 이란에 국제법 준수를 촉구하면서도, 의회 승인 없는 군사행동의 지속에 우려를 표했다. 전쟁권한법에 따르면 대통령은 의회 승인 없이 60일 이상 군사행동을 지속할 수 없다. 에픽 퓨리 작전이 시작된 2월 28일로부터 이미 37일이 지났다.

반면 공화당 내부에서도 미묘한 균열이 감지된다. 낸시 메이스 공화당 하원의원은 “병력을 집으로 데려와야 할 때를 훨씬 지났다”고 발언해 전쟁 피로감을 드러냈다. 그러나 린지 그레이엄 상원의원은 트럼프의 최후통첩을 칭찬하며 “이란에 대규모 군사작전이 기다리고 있다”고 경고했다.

보수 진영의 주류는 여전히 트럼프의 강경 노선을 지지하는 흐름이다. 헤리티지재단 등 보수 싱크탱크들은 이란의 불공정한 행동에 대한 군사적 억지력 유지가 필수적이라는 입장을 견지해왔다.

트럼프는 구출 성공의 여세를 몰아 이란에 최후통첩을 강화했다.

그는 트루스소셜에 “화요일은 발전소의 날이자 교량의 날이 될 것”이라며 “호르무즈 해협을 열어라, 이 미친 놈들아, 아니면 지옥에서 살게 될 것”이라고 적나라한 경고를 날렸다.

4월 6일 월요일 오후 8시(미 동부시간)가 마감인 10일 유예 기한이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파키스탄, 터키, 이집트가 중재에 나서고 있고, 오만과 이란은 선박 통과 방안을 논의 중이지만 합의는 불투명하다.

One comment

  1. “이것은 건초 더미에서 바늘 찾기였지만, 그 바늘은 산악 바위 틈에 숨은 용감한 미국인의 영혼이었다.”
    참으로 감동적인 말입니다. 이 미션에 참여한 분들과 숨죽여 지켜보던 미국민들에게 부활절에 주어진 최고의 선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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