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hysical Address
304 North Cardinal St.
Dorchester Center, MA 02124
Physical Address
304 North Cardinal St.
Dorchester Center, MA 02124

위스콘신 오시코시 격납고 연설… 7년 고정가격 계약이 750억 달러 민간 자본을 끌어냈다
피트 헤그세스 미국 전쟁부 장관이 8월 24일 위스콘신주 오시코시의 방산업체 오시코시 코퍼레이션을 찾아 1조 5,000억 달러 규모 국방예산의 실체를 공개했다. 그는 위트먼 리저널 공항 격납고에 모인 수백 명의 근로자 앞에서 30분가량 연설했다.
요지는 하나였다. 핵심 탄약 생산을 2배, 3배, 4배로 늘리고, 그 일을 대형 원청업체만이 아니라 미국 제조업 전체에 맡기겠다는 것.
장관이 가장 힘을 준 대목은 방위산업의 문턱을 낮추는 문제였다. 상업용 제품을 대량으로, 잘 만들 수 있는 회사라면 전쟁부가 필요로 한다는 뜻이다.
헤그세스 장관은 오시코시가 소방차부터 중형전술차량까지 만들어내는 “상업 제조업체의 모범”이라고 평가하며, 규제를 걷어내고 장기 계약을 주는 방식으로 방위산업 기반을 재건하겠다고 밝혔다.
“대량 생산이 가능하고 그걸 잘 해낸다면, 전쟁부는 여러분이 필요합니다.”
숫자를 보면 이 말의 무게가 달라진다.
2027 회계연도 예산안은 기본 재량지출 약 1조 1,500억 달러에 예산조정법을 통한 의무지출 3,500억 달러를 더한 구조로, 전년 대비 42~44% 증액이다.
탄약 조달만 놓고 보면 2026 회계연도 268억 달러에서 763억 달러로 뛰고, 육군 미사일 조달 계정은 80억 달러에서 366억 달러로 4배 이상 불어난다. 방위산업 기반 자체에 1,000억 달러 이상이 배정됐고, 예산의 52%인 750억 달러 이상이 탄약·항공기·함정·차세대 체계에 쏠린다. 인플레이션을 감안하면 2차 대전 이후 최대 규모다.
‘자유의 무기고’라는 이름은 우연히 붙은 게 아니다.
1940년 12월, 프랭클린 루스벨트 대통령은 노변담화에서 미국을 ‘민주주의의 무기고’라 불렀다. 당시 미국은 참전국이 아니었지만 디트로이트의 자동차 공장이 탱크와 항공기 엔진을 찍어내기 시작했고, 전쟁이 끝날 때까지 30만 대의 항공기를 만들어냈다.
헤그세스 장관이 지금 소방차 회사에 군용 트럭을 주문하는 논리와 정확히 같다. 무기고를 채우는 건 방산업체가 아니라 제조업 전체라는 것이다.
이 구상의 실제 장치는 다년 고정가격 계약이다. 2027 회계연도 예산안은 핵심 탄약에 대해 최대 7년짜리 다년 계약을 확대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 인물 파일: 줄스 허스트 3세 | 전쟁부 감사관 직무대행. 이번 예산을 “한 세대 만의 최대 군사 역량 투자”로 규정했다. F-35 협력업체 2,100곳 중 절반 이상이 미국 중소기업이라는 점을 들어, 원청 중심 구조가 아니라 공급망 하부까지 예산이 닿아야 한다고 주장해 온 인물이다.
전쟁부 예산 책임자인 줄스 허스트 3세의 설명이 핵심을 짚는다. 그는 정부가 무기 구매 물량을 크게 늘렸다 줄였다 하면 대형 방산업체는 버티지만 중소 협력업체는 버티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그동안 미국 정부가 ‘신뢰할 수 없는 고객’이었다는 자기 반성인 셈이다. 헤그세스 장관은 7년 고정가격 발주가 기업에 확신을 주자, 방산기업들이 신규 공장과 조립 라인에 자체 자금 750억 달러를 투입했다고 밝혔다. 세금이 아니라 민간 자본이 들어갔다는 점이 이 정책의 보수적 미덕이다.
“무기 몇 개 더 사는 곁가지 조정이 아닙니다. 세대적 투자입니다.”
이미 계약서로 확인되고 있다.
미 해군은 레이시온에 229억 달러를 투입해 토마호크 미사일 연간 1,000발 생산 체제를 구축하기로 했고, 록히드마틴은 최대 350억 달러 규모 THAAD 조달 계약에 이어 2030년까지 80억~90억 달러를 들여 미국 내 20여 개 시설을 현대화한다.
전쟁부는 PAC-3 탐색기 생산을 3배, THAAD 탐색기를 4배로 늘리는 합의도 발표했다.
2026 회계연도 국방수권법 804조는 PAC-3, SM-6, THAAD, AMRAAM, 토마호크, LRASM, JASSM-ER, SM-3 IB 등 8종에 다년 조달 권한을 승인했다.
연구단계가 아니라 이미 양산 중인 물건들이다.
예산 확보 의지도 분명했다. 중간선거 결과에 따라 탄약 구매가 줄어들 수 있느냐는 질문에 장관은 “그럴 일은 없다”고 잘랐다. 대통령이 전적으로 힘을 싣고 있으며 레임덕 회기를 거치더라도 “한 푼도 빠짐없이” 확보하겠다는 것이다. 정밀 무기 재고를 캐묻는 질문에는 아예 답하지 않았다.
“필요했을 때 충분했고, 지금도 충분하며, 앞으로도 충분할 겁니다.”
오시코시가 무대가 된 이유도 분명하다. 이 회사는 2015년 최초 계약 이후 합동경전술차량을 2만 5,000대 넘게 납품했고, 중형전술차량과 원격 화력 무인차량 ROGUE-Fires도 생산한다. ROGUE-Fires는 해병대와 9,200만 달러 규모 계약이 걸려 있다.
장관은 같은 날 오전 네브래스카 오마하의 미 전략사령부를 먼저 방문해 컬럼비아급 잠수함, B-21 레이더 폭격기, 센티널 대륙간탄도미사일 예산을 점검했다. 하루 동선이 곧 ‘힘을 통한 평화’의 두 축이었던 셈이다.
현장에 나온 공화당 글렌 그로스먼 하원의원은 우크라이나, 이란, 그리고 중국의 군비 증강이 동시에 걸린 상황을 지적했다. 반대 시위도 있었지만 참가자는 10명 안팎에 그쳤다.
물론 재정 보수주의 진영 일각에서는 42% 증액이 적자를 키운다는 우려가, 민주당 측에서는 방산업체 특혜라는 비판이 나온다.
미국의 무기고가 커진다는 이야기는 곧 한국 방산의 이야기이기도 하다. 한국 기업들이 이미 그 공급망 안에 발을 들여놓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 방산기업에는 지난 몇 년 중 가장 구체적인 기회가 열리고 있기 때문이다.
한화는 지난주 미국 자회사 한화디펜스USA와 투자법인 한화퓨처프루프 증자에 최대 2억 9,900만 달러를 투입하기로 했고,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1억 4,900만 달러를 출자한다.
한화디펜스USA는 미군에 탄약과 추진제를 공급하기 위해 아칸소주 공장 건설을 추진 중이며, 지난 4월에는 앨라배마주 오펠리카 유휴 공장을 3년간 임차했다.
헤그세스 장관이 말한 대량 생산 기준에 한국 방산만큼 정확히 들어맞는 상대가 드물다.
해양 부문에서도 1억 달러에 인수한 필리조선소를 거점으로 마스가 프로젝트를 주도하고 있고, 오스탈USA 지분 100% 인수를 10억 5,000만~12억 달러 수준에서 추진 중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에 투자한 외국 조선업체에 본국에서 미 해군 함정을 최대 2척까지 건조할 수 있도록 허용한 조치도 순풍이다.
관건은 속도다.
미국이 다년 계약으로 공급망을 묶어버리면 나중에 들어가려는 기업은 자리가 없다.
한국은 2019년 일본 수출규제 당시 소부장 국산화에 5조 원을 쏟아부으며 공급망 재편의 대가를 치른 경험이 있다. 이번엔 규제를 맞는 쪽이 아니라 공급망에 편입되는 쪽에 설 기회가 왔다.